제가 1985년부터 목회의 길을 걸으면서 평생을 붙들고 살아가는 말씀이 하나 있습니다. 이사야 43장 1~3절인데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하셨던 예수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 공중의 새도 들의 꽃도 먹이시고 입히시고 살게 하시는 하나님께서 ‘그 아들을 내어주고 피 값으로 사신 너희를 굶기시겠느냐?’ 하시는 주님의 반문이 생각납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실하게 섬기고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질병과 가난과 고난 그리고 상실의 아픔과 고통이 비껴가 주진 않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어쩌면 보험 드는 심정으로 하나님을 붙들고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하나님 앞에 성도로서 내 할 도리를 다하고 살아가면 하나님도 내 앞길에 장애물들을 다 치워주시리라는 막연한 기대감 말입니다.

오늘 말씀의 제목은 ‘하나님의 큰 그림을 보라’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요셉이 겪었던 일들을 통해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 하나님의 심정’을 헤아려 보고자 합니다. 그는 여러 아들 가운데서도 아버지 야곱의 특별한 사랑을 한 몸에 받던 아들입니다. 남달리 많은 것을 누리고 살던 그런 아들이라 형제들이 질투하여 죽이고 싶어 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그들이 생각해 낸 방법은 죽이는 것 대신 그 인생을 가장 고통스러운 자리로 몰아넣기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애굽으로 가는 미디안 사람들의 손에 노예로 팔려간 요셉은 그곳에서 바로의 심복인 보디발 장군의 집에 들어가 종살이를 시작합니다. 이 정도가 되면 이런 생각을 할 만한 상황입니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내게 문제가 있는 걸까? 아니면 하나님께 문제가 있는 걸까?’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요셉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풍파와 연단 속에서도 자신을 통하여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큰 그림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어디서 무슨 일을 겪고 살던지 하나님은 요셉과 함께하셨고 요셉 역시 하나님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가 마침내 애굽의 총리가 되고 굶주리던 가족들을 집단 이주케 하여 살려낸 이야기는 참으로 극적인 반전의 스토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런 요셉의 스토리 속에서 그가 세상에 비관적인 마음이나 절망감을 품지 않고 있었다는 점을 주목합니다. 요셉의 현실을 대하는 관점은 우리와 어떻게 달랐는지 그 비밀을 알 수 있게 된다면 우리도 본능적인 반응으로 실망하고 시험 들고 절망하고 냉소적으로 되며 남의 탓을 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는 그런 모습에서 탈피할 수 있게 될 줄 믿습니다.

히브리서 11장에서 요셉의 믿음을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믿음으로 요셉은 임종 때에 이스라엘 자손들이 (애굽에서) 떠날 것을 말하고 또 자기 뼈를 위하여 명하였으며’(히11:22). 이 한 구절에 요셉이 소유했던 믿음이 드러납니다. 그는 하나님의 큰 그림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자기 조상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고 있으며 그 큰 구원계획 속에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바라보았던 사람입니다. 그게 그의 믿음이었다고 히브리기자는 선언합니다.

요셉은 오직 ‘하나님의 큰 그림’과 ‘그 언약’을 붙들었습니다. 만일 이걸 붙들 수 없었다면 그는 하루아침에 급락한 신분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했을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큰 그림’ 그 구원계획을 바라보는 믿음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그는 세 번이나 반복해서 “하나님이 하신 일” 즉 ‘하나님의 큰 그림’을 그들에게 알려 주고자 했습니다. ‘하나님의 큰 그림’을 보여줌으로 하나님이 통치하고 계심을 선언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실패를 계획한 적이 없으십니다. 그 ‘하나님의 큰 그림’을 보는 눈이 열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그분은 나에게 최선의 것을 주시기를 원하시는 분이심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주님만을 가까이 모시고 따름으로 내 삶에 어떤 도전이 다가와도 그것이 ‘시험 거리’가 되거나 ‘하나님을 향한 원망 거리’가 되거나 ‘신앙에서 멀어질 핑곗거리’가 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큰 그림’을 바라보며 확신하며 믿음 따라 말씀 따라 주를 따르는 길로 견고히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