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 자신이 얼마나 살다가 하나님 앞에 서게 될는지 모르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 시간을 이미 다 확정해 놓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아시고 우리 자신은 알지 못하는 게 바로 ‘내게 남아있는 시간’입니다. 히스기야는 유다의 왕이요 정직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경건한 왕으로 출발했던 사람입니다. 왕하18:5을 보면 히스기야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기록되고 있습니다. ‘히스기야가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의지하였는데 그의 전후 유다 여러 왕 중에 그러한 자가 없었다’ 그리고 그 다음 구절 왕하18:6-7을 보면 ‘그가 여호와께 연합하여 그에게서 떠나지 아니하고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신 계명을 지켰더라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시매 그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였더라’ 말합니다. 본문 왕하20장은 바로 이런 상황에 뒤따르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열리는 사건들을 보여줍니다. 우리 생각엔 히스기야가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고 하나님 중심의 국가를 건설하고자 애썼고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앗수르를 패망케 하신 후, 그때에 히스기야가 더욱 번성하고 강건하여 승승장구 하나님이 뒷받침을 해 주시는 역사에 남을 왕이 되어갔다고 해야 모든 게 맞아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좋은 분위기에서 히스기야 왕 자신이 병들어 죽게 되었고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하나님의 이런 통보를 받게 됩니다. ‘너는 집을 정리하라 네가 죽고 살지 못하리라’ 청천벽력이란 말은 이럴 때 사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가요? 오늘날 우리가 ‘이제 좀 살만해 졌다거나 고생끝 행복시작이라고 외치려는 순간’ 이런 음성이 들려온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십시요. 우리가 삶의 기반을 확보하고 자랑거리를 삼고 의지하고 살아갈 무언가를 붙드는 순간, ‘거기까지...’하는 음성이 들려온다는 말입니다. 죽음을 준비했느냐는 질문이 들려온다는 말입니다. 히스기야 왕은 이 음성을 듣고 어떻게 반응을 했나요? 2절 ‘히스기야가 낯을 벽으로 향하고 여호와께 기도하여 이르되’ 3절 ‘여호와여 구하오니 내가 진실과 전심으로 주 앞에 행하며 주께서 보시기에 선하게 행한 것을 기억하옵소서하고 히스기야가 심히 통곡하더라’ 그의 통곡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있었습니다. 먼저 그는 자신의 인생의 황금기에 이 개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난다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또한 그는 자신에게 대를 이을 아들이 없다는 게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영생의 소망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오실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자들에게 약속된 바, 천국에 대한 소망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여전히 이 땅에 살아남을 수 있다면 마무리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생각했습니다. 더 살게 해 달라는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죽음이 이렇게 급히 찾아올 줄은 몰랐기에 그저 눈물로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하나님은 그의 기도가 얼마나 절박하고 진솔한 기도였는지, 그 눈물과 통곡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히스기야가 기대할 수 없었던 응답을 주셨습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인생의 종말 앞에 여러 가지 의미의 눈물과 기도를 올렸던 히스기야 왕의 자세는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 것이 분명합니다. 히스기야는 ‘이건 하나님의 선물이다 은혜의 선물이다’라고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사실 알고 보면 수명연장만이 은혜의 선물은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선물이고 우리에게 특별한 것들을 맡겨주신 것도 다 선물입니다. 오늘의 선물에, 내게 남은 시간들에 항상 감사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