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 창세기에 기록된 이삭의 두 아들 에서와 야곱의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에서가 저지른 잘못이 과연 무엇이었습니까? 그것은 바로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일과 미래에 자신에게 축복으로 이어지게 될 장자의 명분을 바꿔버렸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29절부터 시작됩니다. 간절히 먹을 것을 구하는 에서의 허기진 상황을 야곱이 절묘하게 이용합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야곱이 놓치지 않고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 내게 팔라’는 말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요즘 표현으로 에서가 야곱의 이 제안을 덥썩 물어버립니다. 34절은 이 상황을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야곱이 떡과 팥죽을 에서에게 주매 에서가 먹으며 마시고 일어나 갔으니 에서가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김이었더라’ 여기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겼다’는 표현을 주목 하십시요. 가벼운 게 아니라 가볍게 여긴 것입니다. 에서의 어리석은 선택은 바로 이것입니다. ‘결코 가볍게 여기면 안 될 것을 가볍게 생각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지극히 인본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판단에 매달려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아브라함의 가문, 축복언약을 받은 할아버지와 그 약속을 계승한 아버지 이삭 다음에 축복의 계보를 이을 가문의 장자였습니다. 하나님이 이 계보와 맺은 언약이 얼마나 중대한 것인지 그가 알지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는 게 문제였을 뿐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바로 ‘그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장자의 신분을 가지고 있음을 또한 아셔야 합니다. 동시에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바로 그 장자임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문제는 현대교회와 그리스도인들 역시 현실의 극심한 허기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장자 됨을 헐값에 내던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자녀 됨이 얼마나 놀라운 특권인지 우리는 말씀을 통해 나눈 바 있습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고 했습니다. 일단 예수를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얻었으나, 그 신분이 얼마나 감격스런 것인지 깨닫지 못하고 또다시 생존을 위한 삶, 삶의 허기짐을 해소하기 위해서 내던져 버리는 어리석음이 현대교회와 성도들에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장자의 명분을 내게 팔라’는 소리를 듣고 삽니다. 예배자의 삶도 성령의 통치하에 살아가는 삶도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 된 신분도 육신적인 쾌락과 물질적인 만족과 세상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한 삶을 위해 다 던져버리는 그리스도인들이 점점 늘어갑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주어진 장자의 특권은 단지 우리의 이기심을 채우라고 주신 게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 된 신분을 주시고 장자로 세우시고 축복을 주시고 그다음엔 그 복을 받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이들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하시길 원하십니다. 우리가 택하신 족속이고 왕 같은 제사장이고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 그 소유된 백성이라는 자부심을 붙들지 못하면 구원의 감격도 생존의 문제 자존심의 문제 기분의 문제 물질의 문제 앞에서 무력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팥죽이냐 장자의 명분이냐 하는 갈림길은 지금도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의 문제입니다. 주일성수의 문제에서부터 삶의 여가를 즐기면서 살아가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 장자의 명분이 걸린 선택을 해야 합니다. 주일을 지키는 일을 가볍게 포기해 버리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장자의 명분을 지킬 수 있겠으며, 좀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신앙생활을 잠시 접어도 된다고 여기는 부모를 보면서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장자의 명분을 붙들고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우리 수성가족들은 ‘사람이 팥죽 한 그릇으로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산다’고 단호히 외칠 수 있게 되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