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에서는, 다윗이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도피한 장면이 나옵니다. 오늘 다윗은 완전히 두려움에 압도당한 모습이고 그로 인해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모습을 보입니다. 그는 ‘사울을 두려워하여’(10) 가드로 피신한 것이었지만, 가드왕의 신하들이 왕에게 한 말을 알게 되고 난 후에는 ‘가드 왕 아기스를 심히 두려워하였다’(12)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다윗이 어떤 모습을 보였습니까? 현실이 너무 두려워서 다윗이 보인 모습은 ‘미친체하기’였습니다. 사람은 절박한 상황을 만나면 그 마음이 두려움과 불안감에 지배를 받게 됩니다. 그 순간 그 영이 혼동에 빠지고 맙니다. 삶의 의지마저 다 놓아버리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 절망감에 빠져들고 맙니다. 오죽하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 소릴 들었던 다윗이 이방인들 앞에서 침을 흘리며 미친 척하여야 했을까요? 그런데 이게 우리들의 연약한 현실의 모습임을 부인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들이 가지고 살아가는 두려움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사람이 갖는 두려움은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는 가난에 대한 두려움이고, 또 하나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그 다음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며, 마지막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런 두려움들의 근본에 한 가지가 자리합니다. 그것은 바로“버림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이것은 아담과 하와에게서 유래했습니다.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이 금하신 선악과를 먹었고 그 결과 하나님의 동산에서 쫓겨나는 심판을 당하게 됩니다. 여기 ‘내보내셨다’ ‘쫓아내셨다’는 표현이 있는데, 결국 이것은 죄악의 결과였습니다. 그 후 아담과 하와의 후손으로 태어난 모든 인류는 안정된 자리에서 ‘쫓겨남’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사는 시대에 나타나는 사람들의 여러 가지 불안 증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거절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본래 다윗은 태생이 ‘두려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사울 왕에게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되었을 때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려움의 종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떤 때는 믿음으로 굳건히 서고 용맹함을 보이다가도 어떤 때는 현실의 두려움 앞에서 무기력하고 나약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게 인생입니다. 그동안 믿음으로 살아온 모든 것이 한꺼번에 다 무너지는 것만 같은 무력감에 빠지고 맙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시종일관 우리에게 ‘두려워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두려움이란 감정은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은 우리가 연약해서 어쩔 수 없이 찾아온 게 아니고 나의 죄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다윗이 그동안 자신을 붙들어 세우시고 동행하신 하나님을 놓치고 믿음을 놓치는 순간 깊은 두려움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죽음이 두려워서 사람의 생과 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할 줄을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에는 평안한 가운데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성을 잃고 영성도 마비된 상태에서 내리는 그 어떤 결정도 잘못된 길로 가는 결정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분별력과 판단력 그리고 이성과 영성을 되찾아야만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 길은 오직 하나, 나를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일입니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섬세한 계획과 영혼을 살리시는 아버지의 은혜를 제대로 만나야 마음에 평강과 확신이 찾아옵니다. 두려움은 반드시 우리가 믿음으로 극복해 내야 할 감정입니다. 십자가 죽음을 앞에 두고 기도하셨던 예수님의 기도를 따르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합니다. 바라기는 우리의 두려움마저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그런 믿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