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아버지는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습니다. 예수님은 철저하게 인류를 위한 대속의 희생제물이 되셔야 했기에 아버지 하나님은 아들의 간청하는 기도를 들으시고도 철저히 외면하셔야 했습니다. 매정하게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 주셔야만 온 인류가 새 생명을 얻는 길이 열려지기에 아버지는 눈물의 침묵을 하실 수밖에 없으셨습니다. 십자가 죽음을 겪으시면서, 아버지와의 완전한 단절을 경험하시면서 예수님은 절규할 수밖에 없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신 그 분 예수님은 인간이 겪게 될 ‘하나님 부재’의 상황이 무언지를 몸소 경험하시게 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 시편 22편에서 다윗도 예수님이 겪으신 그 철저한 하나님과의 단절, 하나님 부재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마치 우리 예수님이 십자가상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했던 것처럼 다윗도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 응답하지 아니하시나이다’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시편22편에서 다윗의 간절한 절규를 들으며 동시에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절규를 듣게 된다고 ‘십자가의 시편’이란 별칭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날 수많은 이들이 ‘준비되지 못한 이별’과 ‘상실의 아픔’에 몸부림을 치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가? 그들은 한 결 같이 이렇게 외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연약한 우리 인생은 모든 사고와 질병과 위험 앞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직은 아니라 할지라도 언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란 뜻입니다. 그렇게 황당한 일을 겪을 때, 사람은 하나님 부재의 현실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하나님은 정말 예수님을 버리셨을까요? 다윗을 외면하시고 방치하셨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그동안 말씀을 나누면서 하나님의 본심, 하나님의 의중에 대해서 여러 번 생각해 본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본심은 우릴 심판하시고 버리시는 것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결코 하나님의 마음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한없는 아버지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그 분은 단 한 번도 우릴 떠난 적이 없으셨습니다. 다만 우리가 고난의 한복판에 서 있을 때, 그 분과의 단절, 그 분의 외면, 거절이라고 느꼈을 뿐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했을 때, 아버지 하나님은 그 사랑하는 아들을 십자가에 달려 죽게 내버려두시면서 뒤에서 조용히 ‘피눈물’을 쏟고 계셨습니다. 때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비방거리’ ‘조롱거리’(6)가 되는 경험을 합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을 의지하는 나를 ‘빈정거림의 대상’으로 여기고 ‘무지막지한 힘(권력)으로 나를 짓누르고 찢고 뼈를 어그러뜨립니다.’(12-14). 이처럼 다윗이 사울에게 쫓기고 아들 압살롬에게 쫓기던 시절, 너무나 삶이 힘들고 절망스러울 때 지어 부른 시가 바로 시편22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편 안에서 우리 주님의 십자가 고난을 목격하게 됩니다. 다윗은 그렇게 하나님을 향하여 절규하듯 부르짖으면서도 하나님의 의도를 깨닫고 그 분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항상 그를 침묵 속에서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다윗은 그 사실을 알고 ‘야속한 마음으로 부르짖던 노래를 하나님을 향한 경배와 찬양으로 바꾸었습니다.’ 절규 가운데서 다윗은 스스로 대답을 찾아낸 것입니다. ‘하나님은 나를 소생(다시 살아남: 부활)케 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내가 해를 당하여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상황을 만난다고 할지라도 나를 의의 길로 인도해 내실 것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아버지는 여러분을 버리지 않으셨음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지금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있다고 할지라도 이제 주님이 여러분을 만나 주실 것을 믿고 간구하시길 주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