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는 복음이 그 본래의 색깔과 향기와 맛을 상실한 것처럼 보입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사람들은 세상이 듣기 좋고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복음을 얼버무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 믿고 범사에 복 받으라’는 말과 ‘예수 믿고 죄 사함을 받고 영혼의 구원 받으라’는 말 중 어느 쪽이 더 사람들의 마음에 부담 없이 받아들여 질 수 있겠습니까? 물론 죄에 관한 지적과 그 죄로 인해 이미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보다는 교회에 다니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모든 일이 다 잘 풀린다는 말이 더 설득력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오늘 본문에서 하신 말씀을 가만히 들어보면, 현대 교인들이 들으면 싸늘한 표정으로 떠나가기 딱 좋은 말씀들을 하고 계십니다. ‘내 제자가 되려면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 게다가 자기 목숨까지 미워해야 한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각오가 되어야 한다.’ ‘너희 중 누구든지 자기의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않는다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 시대에 이런 조건을 들으면 ‘난 그런 제자 안 하렵니다’하고 떠날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관심은 어떻게든 더 많은 사람을 제자로 모으고자 하는데 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내 제자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하는 의도가 더 강하십니다. 다시 말하면 ‘참 제자’를 찾고 계셨다는 말입니다. 오늘도 우리 주님은 많고 많은 성도들 가운데서 ‘참 제자’를 찾고 계심에 틀림없습니다. 교회에 속한 무리인 ‘기독교인’ ‘교회 다니는 사람’을 찾으시는 게 아니고 ‘진정한 제자’를 찾으십니다. 쉽게 말하면, 인생의 우선순위가 예수에 맞춰진 사람을 말합니다. ‘제자 삼으라’는 사명 중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려면, 십자가 구속의 은혜에 감격해서 다른 모든 것을 두고 예수를 따를 수 있는 참 제자로 키워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26절에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이란 표현은 이렇게 이해해야 합니다. 이건 예수님과 혈육 가운데 예수님을 좀 더 사랑한다는 게 아니고, 오직 예수님을 최우선에 두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혈육은 두 번째 사랑하는 정도가 아니고 미워해야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상에 속하여 살며 세상살이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을 데려다가 성전을 채우려다 보니, ‘예수 믿고 복 받으라’는 색 바랜 복음, 부담 없는 복음을 전하고만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다른 모든 것을 미워할 만큼 예수님께 집중해야 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그 분이 나 하나를 살리시기 위해서 가장 소중한 생명을 내어주셨기 때문입니다. 교회생활을 꾸준히 지속하면 그리스도인이라 불리 울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예수의 제자가 되고자 한다면, 한걸음 더 나아가 신실함으로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주님과 복음만이 우리의 삶에서 가장 앞선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진정한 제자가 되려면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의 생명보다 우리를 향한 사랑이 훨씬 더 크셨기에 친히 십자가에 달려죽으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향하여 ‘내가 널 이만큼 사랑했다. 너도 자기 십자가(사명의 길을 걷기 위한 죽음, 내려놓음, 자기부인)를 져야만 내 제자가 될 수 있다’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나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을 위해 ‘나 자신을 부인하고’ “나는 주님밖에 십자가밖에 복음밖에 교회밖에 모릅니다”라고 단호히 선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의 타협과 유혹 앞에 단호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예수의 제자가 된 사람입니다. 우리들에게 참 제자의 길이 열려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내게 진정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거기 마음이 열려지길 소망합니다. 우리는 명목상 그리스도인이 아닌 진정으로 헌신된 제자로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