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믿음생활을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면, ‘알아차림’입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그리고 하나님이 어떤 사랑을 나에게 주셨는지, 그리고 나를 이곳까지 인도하신 분이 누구신지, 그 분이 지금 내게서 보시길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차리는 일입니다. 하나님이 왜 그러셨는지, 왜 그렇게 일하시는 건지 알아차리는 순간, 우리는 인생의 비밀과 사명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땅에 들어와 첫 유월절을 지키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전환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부터 달라졌을까요? 일단 만나가 그쳤습니다. 늘 구할 수 있었던 것, 당연히 주어지는 것 인줄로만 알았던 그 만나가 사라지고 나니 비로소 자신들이 하나님에게서 얼마나 특별한 대우를 받고 살아온 백성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지난 40년간 광야 길로 돌아오면서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비로소 그들은 하나님이 왜 그리하셨는지를 알아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도자로 지난 40년간 많고 많은 사연들과 사건들 속에서 하나님과 이 배은망덕한 백성들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감당했던 모세도 떠났습니다. 그러나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 모든 것을 예비하시는 하나님이 만나로 메추라기로 구름기둥으로 불기둥으로 인도하셨듯이 모세를 데려가신 이후에 ‘여호수아’라는 지도자를 준비하고 계셨음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 여리고 광야, 가나안 지경에 첫발을 딛고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는 절기를 지키면서 그들은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아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자리에서 할례를 행하며 자신들의 신분이 ‘하나님의 언약백성’이라고 하는 존귀한 신분임을 다시 한 번 깊이 새겼습니다. 쉽게 말하면 ‘드디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으로 조성하시고 애굽에서 부흥케 하신 그 백성 이스라엘 민족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하셨음’을 ‘하나님의 큰 그림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곳 길갈에서 여리고성 함락작전을 펼치지 이전에 먼저 ‘할례’를 행하게 됩니다. 의미 있는 전환점이고 의미 있는 의식이었습니다. 할례의 핵심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이 너희 주인 되심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할례 받은 상처가 낫기를 기다리는 때에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다시 말씀하시길, ‘내가 오늘 애굽의 수치를 너희에게서 떠나가게 하였다 하셨으므로 그곳 이름을 오늘까지 “길갈”이라 하느니라’고 했습니다. 길갈의 뜻은 ‘수치가 굴러가게 하셨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길갈에서 지킨 유월절 명절과 할례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우리가 이제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깊으신 사랑과 그 구원의 의도를 확실히 깨달아 알게 되었다(알아차렸다)”는 의미가 새겨져있습니다. 그 징표가 할례였습니다. 그렇게 오늘 본문으로 들어와서 이스라엘 자손들이 길갈에 진을 쳤고, 여리고 평지에 이르러 유월절을 지키게 된 것입니다.(10) 길갈에 자리를 잡은 것이나 거기서 할례를 행한 것, 그리고 여리고 평지에서 유월절 절기를 지킨 것은 ‘하나님 우리가 이제 알아차렸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어떤 분이시고 우리가 하나님에게 어떤 백성인지를 이제야 알아차렸습니다!’하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고후5:14-16에 보면, 바울은 하나님의 사랑 즉 그리스도의 사랑을 통해서 비로소 알아차린 진리가 있다고 선언합니다. 그 진리를 바울은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다가 알아차렸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40년, 애굽 430년을 묵상하다가 비로소 알아차렸습니다. 우리 수성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세밀한 인도하심을 돌아보면서 그 분을 알아보는 눈이 열려지시길 바랍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그 전환점이 하나님의 의중을 알아차린 날임을 믿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