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활동하신 장소는 크게 두 곳으로 나뉩니다. 예루살렘의 사역은 잠깐씩 하셨으나 갈릴리에서 예수님은 주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든 자들과 귀신 들린 자들을 고치시는 구원하는 사역을 활발하게 행하셨습니다. 본문 28절을 보면,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예루살렘을 향하여 앞서서 가시더라’라고 되어있습니다. 여기 ‘이 말씀’은 바로 앞 구절의 말씀을 말합니다. 이 열므나의 비유는 오직 누가복음 19장에만 등장을 합니다. 그런데 이 비유의 말씀 역시 무언가 중요한 메시지를 들려주신 이후에 주신 비유였다는 사실을 11절 비유의 시작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기엔 이렇게 기록되어있습니다.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있을 때 비유를 더 하여 말씀하시니’ 즉 열므나 비유 역시 무언가 중요한 메시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게 하시려는 방편이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외곽 사역을 마무리 짓고 예루살렘으로 앞서서 가시기 직전에 주셨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눅19:10을 보면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다시 말하면 비유를 건너뛰더라도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앞서서 가시는 의미는 이미 충분히 선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고’ 반드시 예루살렘으로 앞서서 가셔야만 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번 예루살렘 방문은 다른 때와는 그 분위기가 매우 달랐습니다. 지난번 예루살렘 방문은 은밀하고 조용하게 들어가셔서 할 일만 하시고 조용히 나오시는 것이었다면 이번 방문은 그 시작부터가 요란하고 세상의 시선을 끄는 방식을 택하셨다는 사실이 눈여겨 볼만한 장면입니다. 이제부터 예수님은 인류구원이라고 하는 그분의 사명을 완수하시기 위해서 ‘십자가 죽음’을 공식적으로 준비하고 계신 것입니다. 흔히 예수님이 사흘 만에 부활하신 사건을 구약에 등장하는 요나의 물고기 뱃속 사건과 비유하기도 합니다. 구약의 요나는 하나님의 뜻이 자신의 맘에 들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단지 사흘 만에 어디 어두운 곳에서 살아나왔다는 현상만으로 비교되기엔 요나의 사건과 예수님의 사흘 만에 다시 사신 사건은 수평 비교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구원계획’ 속에 당신 자신이 감당해야만 할 고난과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그곳 예루살렘을 향하여 ‘앞서서’ 나아가신 분이십니다. 반면 우리는 전도하는 일, 봉사하는 일, 말씀 읽고 쓰고 배우는 일, 기도하는 일, 무언가 거룩한 작정을 하는 일을 만나면 으레 그래왔듯 ‘나 몰라라’하는 게 일상인 우리가 바로 이 시대의 요나가 아니겠습니까? 반면 주님은 인류구원을 위한 십자가 대속의 죽음이 자신의 사명임을 아셨기에 그 길이 고난과 치욕과 두려움과 고통의 길이라 할지라도 ‘앞서서’ 나아가신 분이십니다. 당시 예루살렘은 영향력 있는 자리를 지키며 각종 이권을 독점하던 자들은 하나님의 이름을 팔아서 부와 권력을 독점하고 율법주의로 사람들을 기만하고 억압하고 착취하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은 생명은 있지만 죽음이 지배하던 곳이었습니다. 그곳으로 예수님은 앞서서 가셨던 것입니다. 죽기 위해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이 가득했던 곳에서 다시 살아나심으로 그 땅을 ‘부활’의 생명이 널리 퍼져나가는 시작점을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의 길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고 ‘부활 승리의 길’ ‘생명의 길’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구원의 큰 그림을 바라보셨기에 오직 ‘순종’하심으로 예루살렘을 향하여 앞서서 가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요나처럼 외면하고 회피하고 도망 다니다 사흘 밤낮을 더럽고 추한 물고기 뱃속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예수님처럼 앞서서 그 고난과 죽음이 기다리는 예루살렘으로 들어설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우리도 순종해야 합니다. 현실 안주의 유혹을 극복하고, 불평하고 외면하고 거절하는 습관을 털어버리고, 영혼 구원이라는 지상명령을 수행하는 길에 앞서서 들어서야 합니다. 고난과 죽음이 기다리더라도 부활의 생명을 위해 기꺼이 나귀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던 예수님을 뒤따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