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 청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푸른색은 쪽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입니다. 많은 사람이 ‘청출어람’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오늘 본문 말씀 속에 등장하는 두 인물, 엘리야와 엘리사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다시 한번 이 사실, ‘청출어람’이 무엇인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엘리야는 사밧의 아들 엘리사를 만나, 그를 자신의 제자로, 하나님의 선지자로 세우기 위해 부릅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엘리야가 엘리사를 부를 때에, ‘네가 하나님의 선지자가 될 것이라거나, 내 제자가 되라거나’ 하는 말을 그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겉옷’을 벗어 엘리사에게도 던졌다는 것입니다. ‘옷’은 때때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그가 얼마나 큰 권세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선지자 엘리야는 엘리사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겉옷을 벗어 그것을 엘리사의 머리 위로 던졌을 뿐이지만, ‘선지자의 겉옷’을 받아들게 된 엘리사에게는 ‘네가 선지자 엘리야의 다음 사명을 감당할 새로운 선지자, 제자가 되었다’라는 그 의미가 분명하게 전달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부르심 앞에 엘리사가 보였던 반응은 바로 ‘순종’이었습니다. 열왕기상 19장 이후로 엘리야와 엘리사는 스승과 제자로서, 많은 시간을 함께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열왕기하 2장 1절에 이르러, 엘리야는 이제 지상에서의 자신의 삶이 끝나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엘리야는 그 영광스러운 결말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 어떤 제자들과도 다르게 정말 끈질기게도 자신의 뒤를 따랐던 제자 엘리사를 향하여, 이제 네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하라고 합니다. 그러자 엘리사는 마치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가슴 속에 있던 간절한 것을 엘리야와 그의 하나님께 구하고 있습니다. “이르되 당신의 성령이 하시는 역사가 갑절이나 내게 있게 하소서!” 그러나 지금 엘리사가 이 장자의 권리를 요구한 것은 단순히 그가 엘리야보다 갑절이나 뛰어난 영적 능력을 갖고 엘리야보다 2배나 되는 영광을 누리겠다는 의미가 아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엘리사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스승 엘리야가 얼마나 힘든 세월을 살았는지, 그가 얼마나 어렵고 두려운 사역들을 감당해왔는지를 그 두 눈으로 보았고, 들었고,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든 사명이 자신에게 닥쳐오게 될 것이고, 그것을 자신의 능력으로 감당하기에는 자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엘리사는 단순히 스승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누리겠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직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겨주신 이 사명의 자리를 온전히 감당할 힘과 능력을 하나님께 구하고 있는 것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엘리사는 분명 자신이 구했던 것을 하나님께 허락받았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엘리야는 이제 엘리사의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영적인 타락으로 인하여 고통받던 이스라엘을 지켜주던 위대한 선지자는 떠나갔습니다. 그러나 엘리야의 ‘겉옷’, 그가 하나님과 동행하였고, 그로 인해 영적인 능력을 계승하게 된 증표였던, 그 ‘겉옷’은 이제 엘리사의 손에 남겨졌습니다. 처음 엘리야와 엘리사가 만났던 그때에도, 엘리야는 자신의 겉옷을 엘리사에게 던져줌으로써 자신의 선지자로서의 사명이 엘리사에게 이어질 것을 알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스승 엘리야가 이스라엘을 지키는 영적인 지도자가 되었던 것처럼, 엘리사 그 자신도 다른 이의 입술을 통하여, 그가 이스라엘을 지키는 영적인 지도자로서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였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아내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말 그대로 신앙의 ‘청출어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아주 멋지고 감동적인 스토리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도 이러한 ‘신앙의 청출어람’을 우리의 삶 가운데 이루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진정한 스승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기 위해 날마다 기도하며 간구하는 저와 여러분 되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