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이 두 번째 편지를 쓰면서 중요한 한 가지를 강조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는 말씀입니다.(1절) 그리고 2절의 ‘이르시되’로 이어지면서 이사야49:8에 나온 구절이 인용됩니다. 여기에 ‘여호와의 은혜의 때’와 ‘구원의 날’이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을 읽을 때, 마치 믿지 않는 자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그들의 구원자로 모셔 들이는 일에 도움이 되는 말씀으로 읽혀질 가능성이 있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 말씀은 지금 믿지 않는 자들을 위한 말씀이기 보다는 이미 그리스도인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복음을 긴박한 심정으로 서둘러 바쁘게 전해야 할 때임을 강조하고 격려하기 위해 주신 말씀으로 읽는 것이 더 옳습니다. 바울은 ‘은혜를 헛되이 받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특별한 구원의 은혜를 선물로 주신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 은혜가 하나도 누수현상 없이 고스란히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어야 함에 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구원의 은혜를 베푸시고 우리를 바라보실 때, 그저 그 구원의 감격만 누리고 살아갈 뿐, 그 은혜를 흘려보낼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은 ‘주신 은혜를 헛되이 받아 그저 간직만 하고 살아갈 뿐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은혜를 전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저장탱크 역할만 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받은 은혜와 구원은 어디 한 곳에 고여 있는 물이 되어선 안 됩니다. 이 구원의 복음이 흐르고 흘러 넘쳐서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 은혜와 구원의 복음이 전달되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에서 바울은 주님을 믿고 그 제자가 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강력한 권면과 도전의 말을 하기도 하고 때론 꾸짖기도 합니다. 공부에 때가 있다고 하지만, 공부해야 할 당사자들은 그게 무슨 소리인지 실감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때를 놓치고 그때를 낭비한 사람들은 압니다. 공부에 때가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문제는 긴박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바쁜데 당사자들은 전혀 바쁘질 않습니다. 사도 바울이 본문에서 ‘지금이 은혜 받을 때요 구원의 날이라’고 외치는 것에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고린도교회 사람들도 세월만 보내고 있었고 은혜는 간직만 하는 것인 줄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흘러가는 시간에 서둘러 한사람에게라도 더 이 은혜의 복음,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에 민감한 사람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주님 다시 오실 날, 심판의 날, 결산의 날이 다가오고 있건만, ‘너는 구원받은 자신의 신분에만 도취되어 살아갈 거니? 은혜와 구원의 소식은 ‘전하라’고 주셨건만 너는 다 잘하고도 결정적인 것 하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구나! 하고 탄식하고 계실 것입니다.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19:10) 방황하는 모든 사람들을 복음으로 붙들어주시려고 주님은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죄 문제를 해결하신 유일하신 그리스도 예수를 만나 그 분을 자신의 구주로 모셔 들이는 일만이 살 길이요 평안과 안식을 찾는 길임을 알아야만 합니다. 우리 모두 알고 보면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는 분주한 인생들입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예수 믿고 구원받은 것에 대한 만족과 감사에만 도취되어 있을 뿐, 정작 내가 지금 하고 있어야 할 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일을 뒤로 미루고만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하나님을 모시고 살아가는지, 그 분의 사랑이 내 인생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내가 바라보는 천국소망은 어떤 것인지 간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대화의 자리에 성령께서 찾아와 감동을 주실 것을 믿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