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은 참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 아들 이삭은 아버지가 100세 어머니 90세에 태어난 아들이었고, 애지중지 불면 날아갈까 소중히 여기고 눈을 떼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키웠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아들 이삭의 입장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아브라함의 열정과 파란만장한 삶에 비해 이삭은 비교적 순탄하고 아버지 그늘에 가리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이삭의 아들 야곱은 자신의 쌍둥이 형 에서에 비해서 매우 가정적이고 내성적이고 소심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그에겐 남다른 열정이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야곱은 할아버지를 닮아 매우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되는 것을 봅니다. 이렇게 보면, 아브라함 이삭 야곱이라고 하는 언약의 계보에서 가장 순조롭게 그 인생길을 펼쳐나간 인물은 단연 이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쉬운 길’을 걸었던 인물로 이삭은 기억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고생 없이 순탄하고 쉬운 길을 걷는 것을 자신의 소망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삭은 그렇게 쉬운 길로만 걸었던 사람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삭이 자란 땅은 비교적 순탄한 땅이었습니다. 게다가 이삭은 늦둥이요 그 집안에 유일하게 대를 이을 위치로 태어났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삭은 아브라함이나 야곱이나 요셉과 같은 인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장애물들이 제거된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평생의 반려자를 얻는 과정에서도 이삭은 리브가가 오기를 평안히 기다리기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삭은 정말 쉬운 길(요즘 표현대로 꽃길)만 걸었던 사람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이삭의 인생길도 쉬운 길만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다 다른 길을 주실 뿐, 누구나 부러워 할 만큼 꽃길만 걷다가 가는 인생은 없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본문에서 이삭은 아버지 때 있었던 그런 흉년을 만나, 족장으로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정 역시 아버지 때와 같이 애굽으로의 이주였습니다. 그렇게 본향을 떠나 애굽으로 가다가 첫 기착지가 바로 블레셋 그랄 땅이었습니다. 거기 머물렀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나타나서 애굽으로 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머물라 그러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25:3). 그리고 이어 하셨던 말씀은 ‘네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번성하게 하며 이 모든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입니다. 이 약속을 받고 이삭은 식솔들과 함께 그랄에 머물게 됩니다. 본문 12절 이하에 보면 ‘이삭이 그 땅(그랄, 하나님이 지정하신 땅)에서 농사하여 그 해에 백배나 얻었고 여호와께서 복을 주시므로 그 사람이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었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이삭이 잘되는 모습에 시기심이 난 블레셋 왕 아비멜렉이 그들을 내쫓는 장면이 이어지고 결국 이삭은 쫓기고 쫓겨 르호봇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는 더 이상 블레셋 사람들이 괴롭게 하지 않는 땅, 쫓겨 다니지 않아도 되는 땅에 당도하여 그 이름을 르호봇이라 이름 하였는데 그 뜻은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넓게 하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하리로다’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과연 이삭은 그곳 르호봇에서 영원히 살았습니까? 아닙니다. 23절에 곧이어 ‘그가 브엘세바로 올라갔다’고 되어있습니다. 이삭은 꽃길만 걸었습니까? 아닙니다. 그 역시 아버지 아브라함이나 아들 야곱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사람입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있습니다. 이 세상에 ‘쉬운 길’은 없다는 것입니다. 각자 하나님이 맡기신 사명의 길을 걸어갈 뿐, 쉬운 길로만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사실을 기억하며, 항상 은혜를 구하며 생명의 길을 걸어가시기를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