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으로 살아가면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응답받지 못한 기도’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여기서 되짚어봐야 할 일이 있습니다. 기도가 오로지 간구만 있는 것이라면 우리가 간구한 그 내용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우리는 기도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에는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찬양하고 그 이름을 높이고 그 분이 베푸신 은혜를 잊고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지 못했음을 고백함으로 회개의 기도를 올리며 나아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감사기도도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 그동안 하나님이 내 인생 가운데 섬세하게 역사하신 모든 일들을 두고 ‘모든 게 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범사에 감사드립니다’하는 기도도 기도였습니다. 만일 우리가 기도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여긴다면 내가 원했던 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기도를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알기 전에 우상숭배하면서 치성을 쌓던 일이나 지성이면 감천이 될 줄 알고 있던 그 문화적인 배경에서 기도를 생각했기에 백일정성을 드리고 그렇게 하면 안주실 것도 그 정성에 감동해서 주시는 그런 기도라고 여기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성경에는 하나님 앞에 간절히 간구했으나 자신이 원한대로 응답받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막14:36)라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이 잔이 옮겨지기를 그렇게 기도하시면서 동시에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간구했습니다. 여기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나의 원대로’가 바로 우리가 지금 간절히 엎드려 간구하는 그 기도의 내용입니다. 예수님도 원하고 원했던 내용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응답은 그 기준이 자신의 원하는 대로가 아니고 ‘아버지의 원대로’였습니다. 결국 예수님은 응답을 받으셨습니다. 왜냐하면 쓴잔은 지나가지 않았으나 아버지의 원대로는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기도하면서 ‘나의 원대로 하옵소서’를 전제하고 간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원대로 되지 않은 모든 것은 ‘응답없음’으로 간주하고 넘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정말로 기도응답이 없었나요? 아닙니다. 있었습니다. 그 응답은 ‘안돼!’ 혹은 ‘기다려!’였습니다. 그러나 ‘다 이루어주마’하는 소리만 기다려온 사람은 ‘안돼’라는 응답이나 기다리라는 응답은 응답으로 들리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기도응답 여부의 기준이 너무 자기중심적이었다는 점입니다. 예수님은 기도를 가르치시면서 ‘응답의 확신’을 갖고 기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 ‘인내의 기도’가 전제됩니다. 하다가 마는 기도, 흉내만 내보고 안 된다고 돌아서는 그런 기도에 머물지 말라는 말입니다. 여기 ‘인내’로 드리는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인내’가 아니라, 기도를 중단하거나 포기하고 싶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치열하게 하면서 기도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며, 정성을 쌓으라는 말이 아니라 기도에 분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랬으면 이제는 내 하나님이 들으셨으니 ‘하나님의 원대로 되리라!’는 확신 즉 ‘기도응답의 확신’을 붙들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어떤 방향으로 응답하실는지 기다려 보라’는 말입니다. 여러분이 그동안 드린 기도를 하나님이 다 들으신 줄 믿으시길 바랍니다. 이젠 응답입니다.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가장 합당한 길로 응답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