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9장에는 세리장 삭개오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새로운 출발을 결단할 때, 예수께서 그에게도 구원이 있음을 말씀하심으로 유대인 사회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리시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사람들은 이 말을 들으면서 예수님의 파격적인 선언이 ‘말도 안 되는 죄인 삭개오를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선언하신 것과 그 잃어버린 자 삭개오를 구원하려고 오셨다’는 선언으로 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으로 들어와 함께 묵상을 해 보면 9-10절의 선언이 단지 삭개오 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선언이 아니었음을 알 게 됩니다. 어떤 귀인이 한 나라의 왕위에 오를 사람이었는데 그가 그 왕위를 허락받고자 먼 나라에 먼저 다녀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 귀인에겐 열 명의 종들이 있었는데 그 열을 불러 각각 한 므나의 돈을 나눠주면서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장사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백성들은 이 귀인이 자신들의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는 점입니다. 16-17절을 보면 첫 번째 종이 한 므나로 열 므나를 남겼다고 했을 때 주인이 기뻐하면서 ‘잘하였다 착한 종이여 네가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하였으니 열 고을 권세를 차지하라’고 했습니다. 왕위를 소유한 주인의 의도가 여기 있습니다. 그는 먼 나라로 가면서 내가 왕이 되어 돌아오면 열 고을을 관할하도록 믿고 맡길 종이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20절에 등장한 또 한 종은 주인에게 받은 한 므나를 수건에 고이 간직했다가 그대로 반납했습니다. 그 이유를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엄한 사람인 것을 내가 무서워하였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주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나이다’ 통치권을 가지고 왕이 되어 돌아온 주인은 말합니다. 22절 ‘악한 종아 내가 네 말로 너를 심판하노니 너는 내가 두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는 엄한 사람인 줄 알았느냐’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가시기 전에 먼저 삭개오 사건과 열 므나 비유를 통해서 사람들이 갖고 있었던 ‘오해와 편견’을 무너뜨리길 원하고 계셨습니다. 앞서 삭개오의 이야기에서 말씀하셨던 ‘잃어버린 자’, 주님이 친히 찾아서 구원하셔야 할 자는 ‘세상의 모든 가치 기준을 돈과 권력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예수님이 체포되시고 빌라도 앞에서 재판을 받으실 때, 백성들은 그가 자신들의 왕이 되길 원치 않았습니다. 본문에도 백성들은 귀인이 자신들을 통치하는 왕이 되길 원치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 한 부류는 귀인의 종들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나의 구주 나의 주인으로 모셔 들이기 이전엔 죄에 종 된 생활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한 후엔 그 분의 종이 된 인생, 구속된 인생이 되었습니다. 저와 여러분에게 지금 이 순간 하나님으로부터 맡겨진 것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그것을 얼마나 성장시키고 배가시키고 이문을 남기느냐에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맡기신 작은 것에 얼마나 충성스러움으로 진실함으로 일하느냐를 확인하고 싶으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잃어버린 자들은 귀인이 왕이 되는 것을 싫어한 백성들이고 주인이 맡긴 한 므나를 가지고 착한 종이 되거나 혹은 악한 종이 된 자들입니다. 그리고 본문에서 귀인으로 묘사되는 주님의 관심은 착한 종을 찾아내어 그에게 많은 것을 맡기시길 원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을 바라보시는 주님의 관점입니다. 착한 종은 주인의 의중을 알고 행동하는 종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10) 오늘 우리는 한 므나 혹은 한 달란트를 움켜쥐고 맡겨주신 주인을 두려워만 하는 종은 아닌가요? 더 주시기 원하시는 주인의 본심을 기억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먼저 충성함으로 화답하는 우리 모두가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