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8장과 9장에는 ‘연보’에 관한 내용이 등장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 연보라고 번역이 되어있지만 실상은 ‘구제헌금’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입니다. 구제헌금은 바울이 세운 교회들에 속한 그리스도인들이 자발적으로 예루살렘 교회에 자신들의 사랑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그리고 예루살렘 교회가 있었기에 자신들의 교회가 있을 수 있음을 고백하는 감사의 마음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의미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바울은 일찍이 마게도냐의 교회들과 아가야 지방에 자리한 고린도 교회에 이 은혜를 전하였고 그들은 복음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모교회요 형제교회인 예루살렘 교회에 전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면 그 구제헌금을 받은 예루살렘교회는 그 연보를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순서로 진행이 됩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에게서 시작된 은혜가 돌고 돌아서 다시 교회로부터 하나님께로 되돌아가는 순환구조가 이 연보에 담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8장을 보면 바울은 구제헌금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고린도교회를 향하여 약간은 경쟁심을 유발하는 말을 던집니다. 즉 마게도냐 땅에 있는 교회 사람들은 이 일에 얼마나 헌신적으로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는지를 언급한 것입니다. 연보의 자세에 있어서 우리에게도 ‘남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이 모범이 되기도 하고 도전이 되어서 ‘나도 이렇게 정체되면 안 되겠구나 나도 분발해야 하겠구나’하는 마음을 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바울은 분명한 동기유발을 했습니다. 왜 구제헌금에 동참해야 하는 건지 이유를 확실히 알려준 것입니다. 막연하고 습관적인 연보보다는 이것은 왜 드려야 하는 건지 어떻게 쓰이는 건지를 분명히 알게 되면 기쁜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동참할 이들이 한국 교회 안에도 많이 있습니다. 바울은 연보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8:7에 보면 ‘너희는 이미 부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 풍성함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므로 너희도 하나님께 드림에 있어서 풍성함으로 준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합니다. 둘째는 마게도냐 교회 사람들과 비교합니다. 바울은 ‘내가 이 구제헌금에 관하여 너희에게만 말한 게 아니다. 마게도냐 사람들의 열심 있는 헌금은 열매를 맺었는데 너희에겐 얼마나 진실 된 마음자세가 갖춰져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말합니다. 세 번째 연보 구제헌금에 관한 바울의 가르침은 ‘예수의 희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8:9을 보면 ‘예수님은 원래 부요하신 분이심에도 불구하고 우리 죄인들을 위해서 가난한 자리로 찾아내려 오신 분입니다. 예수님은 우릴 위해 친히 가난한 자 되셨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고린도교회 사람들이 예루살렘 교회의 가난한 자들을 위해 자신들을 희생하여야 할 때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바울은 8:11-12에서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했느냐 하는 것보다 마음을 거기 담았느냐 하는 점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것 모든 것을 이웃과 교회에 드리면 그들은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릴 것이고 하나님은 그것을 도로 받으실 것’이란 말입니다. 이 순환구조를 확실히 이해한 사람만이 ‘인색함이나 억지로 드리는 연보를 부끄럽게 여기고, 자신이 가진 것 엄밀히 말하면 하나님이 자신에게 맡기신 것을 이웃과 교회에 드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일에 기쁨을 누릴 줄 알게 됩니다’. 오늘 고린도교회가 준비해서 마무리해야 할 구제헌금은 예루살렘교회로 전달 될 예정입니다. 그곳 가난한 성도들에게 이방 땅 고린도교회에서 형제들이 보낸 사랑이 전달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것은 하나님께 되돌려드려지는 감사와 영광이었다는 사실을 우리가 기억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이 일에 기쁨으로 동참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